2001년 서울에 올라왔을 때
중랑구 망우동에 살았어요.
언니 두 명과 살면서
옆집 oo네, 00네 아줌마들과
정겹게 지냈어요.
서울 지붕 아래서
대부분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들과
복작복작
소소한 정을 나누면서
그렇게 망우리에서
서울살이를 익혔습니다.
지방 친구들에게는
서울에 산다고 말했지만
10분만 걸어나가면
'경기도에 어서오세요'
간판이 보이고
나는 어느새 경기도 구리 땅을
밟고 있었어요.
내가 사는 곳이 서울인지 경기도인지
분간이 안갔어요.
중랑구 망우리가 서울 어디에 붙었는지
서울하면 63빌딩 밖에 모르는
지방 친구들에게는
아무 소리도 안했습니다. ㅋㅋ
서울살이 13년 중
망우리에 사는 2년 간은
몸은 서울에 있었지만
내면은 진짜 시골이었어요.
어찌보면 나에게 망우리 생활은
서울살이의 과도기였던 거 같아요.
지하철 사용법을 익히고
조금씩 서울의 중심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들어갔어요.
수유리, 미아리, 강남 개포동을 거쳐
분당까지 왔네요.
분당이 뭐라고,
경기도 성남도 모르는
경상도 친구들이
어디에 사냐고 물으면
'나 분당 살아'
'분당이 어딘데?'
'서울 강남과 맞먹는
분당을 모른단 말이야?'
'?????????????'
' 경기도 성남시 분당'
그러면 친구는
'아~ 경기도에 산다고?'
'서울 옆에 붙었어.'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라고
구지 강조를 한다.
겨우 분당 커트라인 넘긴
야탑 구석에 살면서
분당분당 하는 나도 한심하다.
망우리 살 때는
서울 밖에서 사는 거 같았고
경기도에 사는 지금이
서울 안에서 사는 거 같다.
금난교회가
성곽처럼 우뚝 솟은 망우리는
변한듯 안 변한듯
18년 전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박아저씨과자점이
아직도 같은 장소에서
맛있는 빵을 구워내고 있었습니다.
시식 코너가 많아서
이것저것 맛있게 집어 먹었습니다.
점심 먹고 바로 들어갔는데도
빵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많이 먹으면 사야죠. ㅋㅋㅋ
16년 만에 들르는 빵집이라
많이 사주고 싶었습니다.
언니가 사준다고 이것저것 고르랍니다.
저는 신이 났습니다.
점심 밥값에 버금가는
22,000원치 샀습니다.
사장님께 오래전 단골이었다고
아는 척을 했더니
무척 반가워하며
서비스 빵까지 넣어주셨어요.
언니와 나란히
빵 봉투를 하나씩 들고 나왔습니다.
녹차 샐러드빵이 자꾸 밟힙니다.
걔도 업어왔어야 했는데.
위장이 좋지 않아서
많이 자제했습니다.
빵 잘 고른거 같아요.
다 맛있어요.
남편의 저녁밥으로 희생된 수제버거.
너무 맛보고 싶은데
요즘 위장이 안 좋아서 꾹 참았어요.
빵도 냉동실에 넣어두고
찔끔찔끔 먹고 있어요. ㅠㅠ
얼른 건강한 위장을 되찾아
맘껏 빵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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